얼마 전에 소개팅 했는데 열받아서 글씀
난 27살이고 소개 받은 남자도 27살임
친한 회사 선배의 친동생인데
잘생겼다고 진짜 괜찮다고 만나보라고 하길래
시간 안된다고 미루다가 날잡고 만났음
선배 말대로 진짜 잘생겼음
진짜 좋았음.
암튼 카페에서 만났고 얘기 좀 하다가
밥 먹으러 가자고 하고 이동하는데
가는 도중에 혹시 못 드시는거 있냐고 물었더니
못먹는거 없다고 나한테 메뉴를 정하라함
그때 눈에 들어온게 한식 일식 뿐이라
혹시 한식이 좋냐 일식이 좋냐 물었더니
갸우뚱하며 “그냥 보통 그래요” 라고 함
난 둘다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단 뜻인 줄 알고
내가 사겠다고 스시집으로 갔음
코스메뉴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한테 뭐 한가지 물어보겠다면서
자길 이상하게 보지말라함
그말 하자마자 이상함 느낌
“XX씨는 리더십이 있네요?”
“제가요? 어느 면에서요?”
“처음 봤는데 식사 뭐할지
의견도 안 묻고 회를 먹으러 와서요 흠~”
“아까 한식이 좋냐 일식이 좋냐 여쭤보니
그냥 보통 그렇다 하셔서 둘다 괜찮은 줄 알고 온건데
혹시 실례했나요?”
“아뇨 ㅎㅎ 괜찮아요”
난 순간 이 사람이 회를 못먹나 한번 더 물어볼걸
실수했나 하던 찰나에 나한테 한번 더 질문을 함
“우리 누나한테 말하지 마시고 진짜 궁금한게 있는데요”
“네 뭐가 궁금하세요??”
“한식 일식 이게 무슨 말이예요?”
“네????”
처음엔 내가 이해를 못하는건가 싶었음
나중에 알고보니 진짜 몰랐던거.
그러다 “어어 음음” 막 이런 소리를 내길래
왜 그러시냐 물었더니 버릇이라 함.
암튼 식사 중에 취미가 뭐냐고 묻길래
반려식물 키우는게 취미라 했더니
어떤 종류냐고 묻길래
아직은 완벽한 취미라고 하기엔 초보라서
다육이부터 키우고 있다 라고 했더니
왜 다육이라고 이름 지었냐함
꼭 바둑이 같다고.
그 말 듣고 좀 당황해서
다육이는 제가 지은 이름이 아니다 했더니
그럼 다른 사람이 키우던거 키우는거냐면서
대단하다고 박수를 쳐줌.
이땐 진짜 당황스러워서 그래 남자들은
다육이가 뭔지 모를 수도 있지.. 하는데
다육이가 고양이과냐 개과냐 물어봄
그래서 아 이 사람 장난치는거구나 싶어서
같이 맞장난 쳐야되나 고민하다가
맞혀보라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아마도 다육이는 개일 것 같다함
그래서 장난으로 말씀하시는거죠? 했더니
정색하면서 무슨 장난이요? 이럼
그러다 나도 질문 좀 해야될 것 같아서
누나분이랑 사이가 좋으신 것 같다
1남 1녀냐 했더니
선남선녀라 함.
아재 개그 하는 줄 알았는데
자기네 엄마가 누나와 자신한테
선남선녀라 자주 한다고 말하는데
그 말 듣고 어이가 없어서 웃었더니
나보고 엄마 얘기 하는데 왜 비웃냐고 조심해달라함
그래서 걍 원래 웃음 많다고 둘러댐
마지막 멘붕은 밥 다 먹고
집에 가려고 길에서 인사하는데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길래
내일 출근인데 너무 늦었다
각자 가도록 하자고 좋게 말했음
이분이 무식해서도 아니고
나도 차를 가져온 상태이고
이분도 차가 있어서
굳이 이 분의 배웅을 안 받아도 됐음.
암튼 그랬더니 내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자기가 에쿠스 신청을 해도 되냐함
에쿠스? 차?
그래서 못들은 척 뭐라구요? 했더니
다가오면서 에쿠스 신청하면 모르는 척 하지말라고
조심히 가라고 하고 혼자 가버림
이 사람 진짜 생긴 비쥬얼은 조정석 느낌인데
입만 열면 저능아 같았음
담날 출근 했더니 회사 선배가
지 동생이랑 어찌 됐냐고
자기 동생 잘생겼지 않냐고 맘에 드냐고 하길래
인물은 아주 훌륭하시다
근데 저랑은 좀 안 맞다 ㅎㅎ; 했더니
회사 선배가 너가 눈이 너무 높다고
몇번 더 만나보라고 하고
회사 동료들도 메신저로 어제 소개팅 어땠냐고
인물 괜찮다면서 왜 잘 안된거냐 물어보는데
선배 동생 무식해서 대화가 안된다 말도 못하겠고
그냥 아직 마음에 여유가 없다고 했음
아 그분 직업을 안 적었는데
부모님이 자영업 하시고
이 분은 부모님 밑에서 일 하신다고 했었음
그리고 오늘 아침 일어나니까
이 분한테 카톡으로 에쿠스 신청~ 이러고 왔는데
안 읽씹하고 열받아서 퇴근하고 글 쓰는 중임